고려아연 vs 영풍·MBK, 이달 말 주총 재대결…이사 선임 놓고 격돌 예고
입력 2025.03.13 18:35
    28일 주주총회 개최
    집중투표제 통해 표대결 전망
    • (그래픽=윤수민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윤수민 기자)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고려아연이 이달말 주주총회를 열고 표대결을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오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요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등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사 선임 방식이다.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이 19인인 경우'(제3호 의안)와 '상한이 없는 경우'(제4호 의안)로 나누어 안건을 마련했다. 이는 법원이 영풍 측의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상호주 관계에 따른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최근 결정을 반영한 조치다.

      제3호 의안(이사 수 상한 19인)이 가결될 경우 집중투표로 이사 8인을 선임하며, 제4호 의안(상한 없음)이 가결될 경우에는 이사 수를 12인 또는 17인으로 정하고 집중투표로 선임한다. 특히 17인 선임안은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주주제안으로 상정됐다.

      고려아연 측은 사내이사에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기타비상무이사에 ▲최내현 한국전구체 대표이사, 사외이사로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이사▲김보영 한국국제경영관리학회 학회장 ▲James Andrew Murphy 전 퀸즐랜드 주(州) 총리 비서실장 ▲정다미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을 후보로 내세웠다. 

      영풍·MBK파트너스 측은 주주제안으로 기타비상무이사로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 김정환 MBK파트너스 부사장, 조영호 코리아써키트 경영관리실장, 사외이사로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명준 서울시립대 교수 ▲김수진 평화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용진 동반성장위원회 공익위원 ▲김재섭 DN솔루션즈 비상근 자문 ▲변현철 대한변협 법률구조재단 이사 ▲손호상 포스코 석좌교수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 ▲이득홍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감사 ▲정창화 포스포홀딩스 자문역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 ▲홍익태 전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 ▲김태성 홈플러스 사외이사 등 후보를 추천했다.  

      배당 관련해서는 주당 7500원의 현금배당안과 함께 임의적립금 처분 규모를 달리하는 두 가지 안건을 상정했다. 고려아연 측은 1조6689억원, 주주제안은 2조777억원의 임의적립금 전환을 각각 제안했다.

      최근 법적 공방도 치열하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 SMH를 통해 영풍 지분 10.33%를 취득하며 상호주 제한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고, 영풍은 유한회사 YPC에 고려아연 주식 전량(25.4%)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임시주총 효력정지 가처분 결정이 취소되는 경우를 대비한 조항도 포함시켰다. 이 경우 정기주총에서 선임된 이사 중 다득표 순으로 이사 수 상한(19인)에 이르는 후보자까지만 선임된 것으로 간주하게 된다.

      양측 모두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이사진 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