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까지 고심 거듭해…상당수 하단 주문
밴드 하단 유력...'상단으로도 소화 가능'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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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SGI서울보증의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이 미지근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수요예측 마지막날까지 주문 여부와 가격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상장보다 공모가를 대폭 낮춘 만큼, 상장 완주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관건은 상장 이후 주가 추이가 꼽힌다. 최근 일부 신규 상장주가 급등한 건 시가총액 및 유통물량이 작았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던만큼, 서울보증에 곧바로 적용하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많다.
26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 수요예측 마지막날인 이 날 국내 기관들은 주로 밴드 하단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파악된다. 수요예측 첫날 밴드 상단에 주문을 넣었지만, 마지막 날 하단으로 수정한 기관도 적잖은 상황이다. 일부 기관은 마지막 날까지 고심하다 드랍(수요예측 미참여)을 선택하기도 했다.
대략 10조원 이상의 신청이 들어온 가운데, 상단으로 신청한 기관들만으로도 기관 배정 물량 소화가 가능한 규모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해외 롱펀드 투자자들과 국내 연기금급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했다는 것이다.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연기금이나 해외 운용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서울보증은 이번 IPO에서 9~11%의 배당수익률을 제시했다.
다만 무게 중심이 하단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기관들이 실제 신청한 규모를 모두 인수하려 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밴드 상단으로 물량을 신청한 기관들 역시 대부분 확약(락업)은 걸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보증은 이달 20일부터 26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공모가를 확정한 뒤 5일부터 이틀간 공모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보증은 이번 공모에서 희망공모가 범위를 2만6000원~3만1800원으로 제시했다.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서울보증의 IPO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23년 10월 첫 공모 당시 밴드를 3만9500~5만1800원으로 설정했으나, 고밸류 논란과 수요예측 부진으로 철회한 바 있다.
증권가의 시선은 상장 후 주가 방향성에 쏠린다. 위너스와 엘케이켐 등 2월 중순 이후 상장한 새내기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며 얼어붙었던 IPO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전날인 25일 엘케이켐은 공모가(2만1000원) 대비 180% 오른 5만8800원에 장을 마고, 20일 모티브링크(194%), 24일 위너스(300%, 일명 '따따블') 또한 상장 첫날 급등했다.
다만 이들의 시가총액이 공모가 기준 1000억원 전후로 소형주에 속하는데다, 상장 후 이틀차에 접어들며 일제히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점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아직도 공모주가 '단기 투자 상품'으로 시장에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보증의 경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2조원에 달하는데다, 기관들의 확약이 많지 않다면 상장 당일 2000억원 가까운 물량이 출회될 수 있는만큼 주가 상승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 공모주펀드 운용역은 "수요예측 마지막날까지 고민하다 결국 하단에 주문을 넣기로 결정했다"며 "보통 지금과 같은 분위기면 밴드 하단에서 공모가가 확정되는 게 보통의 상황이지만, 서울보증이 해외기관과 연기금급 기관을 충분히 확보했을 수 있다는 점과 최근 좋아진 공모주 시장 분위기를 보면 상단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