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대란 지식산업센터들은 고민
CBD 오피스 공급 과잉 전망도 부담
현대엔지니어링은 하자, 공사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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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은 자사의 개발사업이 본PF로 전환하더라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건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다수는 부동산 경기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잦은 사고와 하자도 고민거리다.
최근 현대건설은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조 단위 프로젝트 관리에 힘쓰고 있다.
현대건설은 작년 말 '가산동 LG전자 연구소 부지 개발사업'과 '가양동 CJ 부지 개발사업'을 본PF로 전환했다. 현대건설은 두 사업장 모두 지식산업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총 조달 금액은 3조6700억원이며 조달 금리는 4%대다. 이외에 지식산업센터를 짓는 '가양동 이마트 부지 개발사업'는 올해 본PF로 전환할 계획이다.
'서울역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도 4조5000억원 규모의 본PF 전환을 앞두고 있다. 힐튼호텔 개발사업의 브릿지론 만기는 지난 1월 24일에서 8월 24일로 7개월 연장됐다. 현대건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와이디427PFV는 본PF 조달을 위한 행정 인허가(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 12일 현대건설과 공사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초대형 오피스와 6성급 호텔을 건설할 계획이다. 힐튼호텔과 호텔 내 점포가 모두 폐업했지만 2층 양복점 한 곳이 남아 1133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하며 명도를 거부해 철거 시점은 유동적이다.
현대건설이 다수 개발사업을 본격 착수하며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증권은 "작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연결 기준 5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개선됐다"며 "가산 LG전자 부지, 가양동 CJ부지 등의 본PF 전환으로 미착공 PF 보증잔액(별도)도 4조원대에서 1조7000억원 규모로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 단위 프로젝트에서 본PF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지만, 현대건설의 고민거리는 남아있다는 평가다. 분양 및 완공 시점에 부동산 경기가 얼마나 회복하냐에 따라 프로젝트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현대건설의 프로젝트에서 가산동 연구소 부지 개발사업, 가양동 CJ 부지 개발사업, 가양동 이마트 부지 개발사업 등 지식산업센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전국 대다수 지식산업센터는 공실 대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분양이 부진하면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건설은 가양동 CJ 부지 개발사업을 본PF로 전환하면서 대주단에 책임준공 대상을 변경할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지식산업센터에서 다른 용도의 사업장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건설은 "용도변경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힐튼호텔 개발사업은 도심권역(CBD) 오피스 사업이다. CBD 오피스는 장기적인 공급 과잉 기로에 서있다. 랜드마크 딜이었던 서울파이낸스센터(SFC) 매각은 무산됐다. CBD 오피스 매도자들은 현재를 고점으로 판단하고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일례로 과학기술인공제회가 을지로 사옥(CBD) 매입을 취소하고 엔씨소프트 삼성동 사옥(GBD)을 선택한 배경에는 CBD 공급 과잉 문제가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종합부동사 자문사 CBRE코리아는 "(2031년까지) 전체 공급의 약 83%인 389만㎡는 CBD에 집중돼 있다. 이는 기존 시장의 약 78%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이러한 대규모 공급은 향후 CBD 오피스 시장의 성장을 빠르게 견인하는 동시에, 공실률 증가, 임대료 조정, 그리고 신규 오피스 빌딩 간의 임차인 유치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서울역 힐튼호텔 재개발 사업에선 대주단의 불안감도 일부 감지된다. 현대건설은 브릿지론 연장 과정에서 대주단과 난항을 겪기도 했다. 브릿지론 규모를 기존 1조44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증액해 차환(리파이낸싱)하려 했지만, 기존 대출금만 연장했다. 일부 후순위 대주는 연장 불가 입장을 전했다.
현대건설은 "힐튼호텔 부지는 서울역 근처에 위치해 도심권 내에서 좋은 입지라 다른 CBD 오피스보다 유망하다"며 "서울시에서도 인근을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바꿀 계획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이 본업에서 신경 써야 할 상황이 많은 상황에서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도 고민거리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공사장이 지난 25일 무너져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하자 판정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국토부는 작년 3~8월 하자 심사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가장 많은 하자 판정을 받은 건설사 상위 20곳을 공개했는데 현대엔지니어링이 118건으로 1위에 올랐다. 작년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은 무안군 아파트에서 무더기 하자가 발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고와 하자가 이어져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모회사 현대건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부동산 경기 회복이 현대건설의 고민을 덜어줄 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