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억 리파이낸싱, KB증권·NH투자증권 등 참여
금리는 7% 수준으로 다소 올라
중흥그룹 정도가 금융권 자금조달 마지노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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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금융 중 일부를 리파이낸싱한다. 당초 전액 상환을 목표로 했지만 그룹의 차입금 부담 등을 감안해 리파이낸싱도 같이 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채권단에선 만기 상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한 고비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25일 투자금융 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금융 중 3500억원을 리파이낸싱한다. 금리는 7% 수준이다.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 이번 리파이낸싱에 참여한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은행을 통해 1조2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일으켰는데, 이번 리파이낸싱을 제외한 부분은 상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금리는 5~6%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중흥그룹은 “당초 현금상환을 계획했지만, 시장 상황과 유동성을 고려해 일부는 리파이낸싱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라고 말했다.
인수금융 상환 재원은 계열사 자금 등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흥그룹은 작년 한 해 계열사들로부터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 모았다. 여기에다 보유한 일부 사업장을 매각하는 형태로 상환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흥그룹은 지난 2022년 12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자체 자금 9000억원과 인수금융 1조2000억원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대우건설 주가가 계속해서 빠지면서 현재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부동산 호황을 예상했지만, 시장 침체와 건축비 인상이 겹치면서 대우건설이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주가 하락으로 인수금융 기한이익상실(EOD)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그나마 그룹 차원에서 대응에 나서면서 진화하는 모양새다.
높아진 차입금 의존도는 그룹 차원의 부담이다. 그룹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중흥토건의 차입금 의존도는 대우건설 인수 이전 20%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50% 수준까지 증가했다. 금융권에선 시공능력 15위권인 중흥그룹 정도가 금융권 자금조달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그나마 금융기관으로부터 리파이낸싱을 받아서 이번 어려움을 잘 넘길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융권에선 건설사들 부도가 이어지면서 중흥그룹 정도가 자금조달 마지노선이란 인식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