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과점주주 떠난 이사회 빈자리에 '은행장' 채울까
입력 2025.02.24 07:00
    우리금융, 당국 지적에 이사회 대대적 개편 불가피
    IMM PE 이탈에 줄어든 이사, 은행장 비상임이사 선임 관측도
    임 회장 '단독 사내이사', 금융지주 유일 '제왕적 권력' 비판도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 핵심 경영전략 뒤집기도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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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역할을 지적하면서 대규모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점주주 지분 매각으로 이사회 인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누구를 충원할지 여부 또한 주목받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타 지주처럼 은행장을 비상임이사로 이사회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순익기여도가 절대적이라는 점도 회자된다. 게다가 당국이 이사회 '거수기' 문제를 지적한 만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가장 먼저 손보지 않겠냐는 것이다. 

      반면 이같은 '단독 사내이사' 체제가 임 회장이 취임 전부터 내세워 왔던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이라는 경영 철학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개편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우리금융 주주총회에서 임기 만료 사외이사들이 상당수 교체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이 정기검사 발표 당시 우리금융 이사회가 경영진 견제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칼날을 세웠기 때문이다.

      교체 대상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 4명이다. 이사회 의장인 정찬형 사외이사는 6년 임기를 다 채워 물러나고, 윤인섭·윤수영·신요환 이사 중 2명은 새 인물로 교체된다.

      이처럼 대규모 사외이사 '물갈이'가 예상되면서 과점주주들 또한 신규 후보 물색에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선임된 박선영·이은주 이사를 제외한 윤인섭(푸본생명), 정찬형(한국투자증권), 윤수영(키움증권), 신요한(유진PE) 등은 모두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이사다.

      또 다른 쟁점은 이사회 '결원'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다. IMM PE의 지분 매각으로 지성배 사외이사의 연임이 어려워지면서 이사 수가 1명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빈 자리를 충원하는 대신 이사회 수를 7명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 사내이사 1명으로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한 명을 줄이고 7명 체제로 운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서 국내 은행·금융지주 이사 수가 해외 대비 적다는 점을 지적했기 때문에 이사 수를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를 1명 더 추천하거나, 사내이사를 늘리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특히 사내이사의 경우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비상임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3년 3월 이원덕 전 우리은행이 사임하면서 비상임이사가 공석이 됐다. 이후 취임한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이 비상임이사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추천되지 않았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장이 지주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임 회장이 '단독 사내이사'로 이사회에서 제왕적 권력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타 금융지주 대비 비은행 자회사 순익 비중이 낮은 특성상 지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 경영진이 지주 이사회에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은행장을 지주 이사로 앉히려면 이전에 임종룡 회장 발언을 1년 만에 뒤집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을 거란 지적이다. 앞서 임 회장은 은행장을 지주 비상임이사로 선임하지 않은 데 대해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의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이는 임 회장이 내정자 시절부터 밝혀 왔던 경영 전략 방향의 핵심이다.

      게다가 정진완 우리은행장과의 과거 '런던 인연'이 주목받았던만큼, '조병규 전 은행장은 안되고 정진완 현 행장은 되는 이유'에 대해 뒷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지난해 국감 등에서 회장 권한 축소를 언급했고 자회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 또한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라며 "단독 사외이사라고 해서 제왕적 권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