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현대해상, 6년 만의 금감원 정기검사…시작 전부터 '겉핥기' 우려
입력 2025.02.21 07:00
    한화생명 현대해상, 보험사 올해 첫 정기검사 대상
    회사 경영전반 한달여간 살펴봐
    다만 금감원 작년 대규모 물갈이 인사 직후 정기검사
    보험업권 국장 등 실무자 대거 교체
    전문성 부재 등 겉핥기 검사 우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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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이 6년 만에 금융감독원 정기검사를 받는다. 시작도 안했지만 벌써부터 ‘겉핥기’ 수준의 검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금감원 물갈이 인사로 전문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첫번째 검사이기 때문이다. 두 보험사 모두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자칫 하나마나한 검사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첫 보험업계 정기검사 대상으로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을 검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그간 수시, 현장검사는 받았지만 정기검사는 6년만에 받게된다. 정기검사는 경영실태 전반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고 기간도 한달에 이른다. 검사 시기는 미정이지만, 다음달 중순 정도가 예상된다. 

      금감원은 이미 한화생명에 대해선 경영인 정기보험 절판 마케팅 의혹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정기검사에선 상품 포트폴리오, 사업비, 판매채널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화그룹 3세인 김동원 사장이 주도하는 해외사업들도 종합검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 노부은행에 이어 미국 증권사 지분 인수 등 글로벌 사업에 나서고 있다. 과거 김 사장이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력이 있는 만큼 이전 투자 건에 대한 검사도 진행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문제가 됐던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 부지급 분쟁,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관리 부분 등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를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몽윤 현대해상 장남인 정경선 전무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처음 받는 정기검사이다 보니 정 전무 중심의 신사업에 대한 정기검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보험사가 정기검사 대상에 오른 배경은 그간 정기검사를 받은지 오래되기도 했지만, 그만큼 정기검사 필요성이 있어서란 의견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경영컨설팅까지 고민할 정도로 두 회사에 대한 적극적인 검사를 예고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순서에 따라서 진행되긴 하지만 아무래도 중요도 순으로 결정되는 측면도 있다"라며 "두 보험사를 우선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검사가 자칫 '겉핥기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이유로 작년 대규모 인사로 인한 전문성 부재가 거론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본부, 지원부서의 부서장 75명 중 74명을 재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국장급인 본부 및 지원부서장 75명 중 74명을 재배치했다. 

      보험감독국, 보험리스크관리국, 보험검사 1·2·3국 국장 중 3명이 지방 시, 도청 파견 및 외부연수로 발령이 났다. 1971년생 국장까지 본원 보직에서 배제됐다. 이에 따른 실무진들도 대거 교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물갈이 인사 이후에 첫 정기검사인 만큼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보험업권은 전문성이 다른 금융업권보다 필요한 부분으로 인식된다. 상품 구조나 영업 관행이 은행, 증권 및 투자금융업계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에 검사 항목에 오른 부분도 상당부분이 상품과 영업관행에 대한 부문일 것이란 점에서 이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다른 금융상품과 본질적으로 구조가 다르다"라며 "영업도 다른 금융업권과 달리 설계사 조직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에 업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을 가정 먼저 하는 것이 맞냐는 의견도 나온다. 두 보험사 모두 킥스비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자본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만큼 면밀한 검사가 필요한 회사란 평가다. 경영컨설팅까지 계획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경헝을 쌓고 진행하는게 맞지 않냐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은 오히려 빨리 정기검사를 받길 원할 것이다"라며 "보험업계에서 불문율이 대규모 인사 후에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란 말이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