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관리 강화는 수년째 반복
PEF 검사 가능성 제기됐지만
올해 업무계획에선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하반기 업무계획 대대적인 변화 필요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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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감독원 업무계획에도 PEF(사모펀드) 검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빠졌다. 자본시장이 확대하면서 PEF에 대한 관리 감독 중요성이 부각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감독체계가 부족하단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작년과 ‘대동소이’한 업무계획에 대해선 재탕이란 평가도 나온다. 혼란스런 정국 속에서 금감원 내부에서도 '하반기 업무계획을 새로 짜야하는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0일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으로 부동산 리스크 선제적 대응,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을 핵심 전략으로 선정해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더불어서 금융시장 안정, 소비자 보호, 금융혁신 지원 등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금융권에서는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많다. 부동산 관련 대출을 종합 점검하고, PF 사업장 정리, 재구조화를 지도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은 지난해에도 핵심 사업 계획이었다. 업계에선 수년째 준비과정만 길었지 실제적으로 사업장 정리 등은 미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말이 많던 PEF 검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빠졌다.
자본시장이 커지면서 주요 플레이어로 가장 급속 성장한 분야가 PEF 산업이다. 대형 PEF는 10대 재벌에 비교될 정도로 덩치를 키웠다. 재벌들은 공정위, 국세청 등 정부의 엄격한 감독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PEF는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됐다.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시장이다 보니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던 탓이다.
하지만 PEF의 활동영역이 점점 상장시장 영역으로 넘어오다 보니, 이전 보단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나 PEF를 대상으로 한 금감원 대규모 조사는 2020년 마지막으로 이뤄졌다. 당시 금강뭔은 1만 여개의 사모펀드와 사모전용운용사 230여개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PEF들은 대상에 오르진 않았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2015년 PEF 등록이 사전보고에서 사후보고로 바뀌면서 사실상 금감원 감독의 각지대에 놓이게 됐다”라고 말했다.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PEF를 검사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점이 금감원 관리 감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했다.
PEF업계에서도 점점 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PEF 시장 규모가 커진 것과 비교해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제도의 헛점을 노린 PEF로 인해서 입는 피해가 오히려 크고, 해외LP들의 자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촘촘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단 목소리다.
한 PEF 관계자는 “해외LP들의 자금을 받기 위해선 선진화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이는 금감원 등 감독기관과 함께 논의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해 대비 눈에 띄는 대목은 자본시장에 대해 감독이 강화된 부분 정도다. 구체적인 예시로 사모 CB악용, 신규사업 가장, 좀비기업, 공개매수 직전 급등종목 등을 들며 이를 근절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상장사의 대형 이벤트(공개매수, 기업인수 등)에 관여한 주관사, 법무, 회계법인 등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역할이 금융기관 관리 감독에서 자본시장 감독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라며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자본시장 감시자로 금감원의 역할을 새로 정립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역시 기존 내부통제 강조와 같은 맥락이라는 비판이 없지 않다. 탄핵정국 속에서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어서 작년에 이어 '재탕'이 될 수밖에 없었단 평가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하반기엔 올해 업무계획의 상당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헌법재판소가 진행 중인 탄핵 심리의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나올진 예단하기 어렵지만, 어떤 결론이 나오든 금융 정책을 관할하는 내각 조직의 개편은 불가피한 까닭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의 연장 수준에서 업무계획이 나왔다는 점은 금감원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디"며 "현 정국이 마무리되면 업무계획 전반을 손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