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LG전자 인도 IPO…그룹사 중 비교적 조달 안정성 높아
사업 고민은 이제 본격화…주력사업 한계·성장 더딘 신사업
화학, 배터리에 전자까지…트럼프 2기 노출에 불확실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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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G그룹의 숙제는 각각 두 건의 상장과 공모 회사채 발행으로 지목됐다. 해가 바뀐 지 두 달여 만에 벌써 세 건의 조달을 수월하게 마쳤다. 남은 건 LG전자의 인도 법인 상장 작업인데 역시 큰 차질 없이 진행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조달 문제를 벗어나 사업 자체를 들여다보면 쉽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주력 사업은 성장 한계에 달했고 야심 차게 밀어붙인 신사업은 생각보다 더디게 열리고 있다. 모두 미국 정부의 보조금, 관세 정책에 노출된 구조라 한동안 고민이 깊어질 거란 시각이 많다.
6일 LG에너지솔루션은 8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3조7450억원의 주문을 받아냈다. 연초효과에 성공적으로 올라타며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상당 부분 씻어내고 증액 발행 여건을 마련했다. 다만 당초 투자업계 우려대로 5년물 이상 트렌치부터는 중장기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전일엔 LG CNS도 증시에 입성했다. 첫날부터 주가가 폭락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상장 불발로 인한 리스크는 해소했다. 지난달 LG화학 회사채 발행부터 세 건 연속으로 쉽지 않은 조달 작업으로 분류됐는데 모두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은 건 LG전자 인도법인의 현지 기업공개(IPO) 작업인데 동시상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큰 이변은 없을 전망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LG전자 인도법인의 현지 IPO 작업까지는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지 제도나 증시 여건이 국내와는 달라 시점을 특정하기도 어렵고 아직 구조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LG전자는 인도 시장에 상장 가능한 몇 없는 국내 대기업 중 한 곳으로 통한다"라고 설명했다.
확실히 다른 대기업들에 비해 비교적 순항하는 편에 속한다는 시각이 많다. 조 단위 알짜 사업이나 부동산을 매각하지 않고선 조달이 불가능한 그룹사가 올 들어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그룹 계열사들은 인수합병(M&A) 실패로 대규모 상각을 치른다거나, 너무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가 회수보장 계약 부담에 내몰리는 등 악재로부터 자유로운 편이다.
다만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고민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6일 ㈜LG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81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2021년 연간 2조4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매년 5000억원 안팎의 이익이 증발하는 형국이다. 외형 성장을 나타내는 매출액 역시 수년째 큰 변동이 없다. 지난 수년 동안 공들인 신사업의 성과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주력 사업의 수익성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LG전자의 매출 볼륨이 6%가량 성장한 것을 제외하면 LG화학은 물론 최대 신사업인 LG엔솔의 매출액까지 지난해 역성장했다"라며 "그룹 외형이 계속 커지고 있다면 수익성 하락을 버텨낼 수 있겠지만, 전장이나 2차전지와 같은 신사업들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요 대기업 그룹사 중에서도 크게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고민은 2차전지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책임진 LG화학이나 LG엔솔이다. 각각 국내 석유화학과 2차전지 산업의 대장 격이지만 업황 문제가 해를 거듭하며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매년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며 자산 재배치 작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관건은 결국 납사분해설비(NCC)를 비롯한 기초화학 자산으로 꼽힌다.
국내 석유화학사 중에선 가장 먼저 중동 국가를 통한 효율화 작업에 나섰지만 환율부터 정국 불안까지 갈수록 변수가 늘어나고 있다. 화학 사업을 덜어낸 공백을 채우려면 LG화학 내 2차전지 소재 사업과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셀 사업 모두 불황의 늪을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갈수록 회복 시점을 점치기 어려워지고 있다.
배터리 시장 한 관계자는 "화학이나 2차전지 모두 차라리 정부 차원에서 속 시원하게 산업 합리화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LG그룹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며 "그러나 탄핵정국 이전부터도 정부 차원에서 제대로 된 판단을 못 내리고 있고, 경쟁력 없는 기업들이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다 같이 힘든 시간이 길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데 따른 리스크에도 대응해야 한다. 화학이나 2차전지 모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보조금 정책에 따라 중장기 성장성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봤는데 현재는 여기에 LG전자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임기도 4년에 불과하고, 지금 섣불리 북미 공급망을 조정하면 양산 가동에 들어갈 즈음 또 다른 행정부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어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라며 "LG화학의 중동 기초화학 합작(JV) 문제도 그렇고 LG전자, LG엔솔의 생산기지 문제까지 환율은 물론 정국 불안까지 겹치면서 한동안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