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일부 점포에서만 가입 가능…전국 수십개 그칠 듯
은행권, 거래수수료 증대 효과 등 실질적 효과 '의문'
이익 창출 기대하기보단 불완전판매 개선 '시험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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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 이후 잠정 중단됐던 은행권의 ELS 등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은행권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판매 창구가 극히 일부로 제한되면서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달 말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가연계증권(ELS) 등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은행 일부 점포에서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 투자인력이 상주하는 지역별 거점 점포에서만 판매하는 안이 유력 거론되면서, 사실상 PB센터에서만 관련 상품이 취급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지역별 판매 점포는 전국 합산 수십 곳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앞서 ELS 공청회에서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판매사들이 고위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라며 "해외에서도 판매중지를 한 사례는 없기 때문에 일부 창구만 열어주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H지수 ELS와 관련한 불완전판매 정황이 드러나면서 ELS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타행 대비 판매 규모가 적었던 우리은행만 전국 지점의 PB창구로 제한적으로 판매를 지속해 왔다.
이번 개선방안이 적용되면 시중은행들은 ELS사태 이후 중단됐던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은행들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소수 점포에서만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판매 창구가 크게 축소되기 때문이다.
특히 PB센터에서만 판매가 이뤄질 경우 고액자산가들만 대상으로 상품이 판매되기 때문에 기존 판매액 상당수를 차지하던 일반 고객들은 사실상 금융투자상품 투자 기회를 얻기 어려워질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물론 PB센터 고객의 경우 투자자산 규모가 일반 고객 대비 크기 때문에 한 건의 거래에 대한 수수료 또한 일반 고객 대비 크다. 그러나 가입 시 만기까지 일정기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ELS 상품 특성 상 상품 판매로 얻는 수수료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 나온다.
은행권 일각에선 이같은 이유로 사실상 판매 재개의 실질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아울러 판매 지점 제한 없이 판매 창구만 PB창구로 제한해 왔던 우리은행의 경우 이번 제도 개선책을 적용하면 기존 ELS 판매 통로가 오히려 기존 대비 줄어들게 된다.
반면 은행권 고위험상품 판매중지까지도 검토해 왔던 금융당국은 이번 판매 재개를 '시험대'로 보는 입장이다. 이미 은행권이 불완전판매로 '홍역'을 앓은 상황인 만큼, 제한된 판매 창구에서 판매를 재개했을 때 문제 발생 소지가 없다고 판단이 돼야 향후에라도 판매 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권 다른 한 관계자는 "앞서 당국에서는 1안으로 판매중지를 유력하게 거론했었는데 은행권 요청으로 일부 채널에 대한 판매가 가능하게끔 완화한 것"이라며 "불완전판매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기회를 특정 점포에 한해서만 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