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으로 키 돌린 신세계…정용진의 '부동산+유통' 승부수 먹힐까
입력 2025.02.10 07:00
    이마트 창사 첫 적자에 온라인 전략 수정
    화성 테마파크 등 오프라인 투자 집중
    임영록號, 부동산-유통 시너지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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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지마켓)을 알리바바와의 합작법인으로 이관하면서 오프라인 강화로 전략을 선회하는 것처럼 보인다. 온라인 투자 부담과 이커머스 시장 내 경쟁 격화로 인한 선택이라는 평이다. 다만 가계 소비 위축과 재무 부담 등으로 정용진 회장의 '오프라인 승부수'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함께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마켓 지분 100%를 보유한 아폴로코리아를 현물출자해 합작법인 지분 절반을 확보하는 구조다. 합작법인은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신세계는 사전에 지마켓의 실질적 2대주주였던 이베이KTA가 보유하던 아폴로코리아 지분 20%를 사모펀드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했으나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사실상 이커머스 시장 출구 전략을 세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당초 한국 물류 거점을 위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했으나, 부채 정산과 직원 구조조정 문제에 부담을 느껴 지마켓 지분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쿠팡과 네이버가 주도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사업 재편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 4893억원에서 2023년 마이너스(-) 469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에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는 온라인 물류 투자 실패와 성장 한계를 인정하고, 온라인 전략을 주도했던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와 컨설팅펌 출신 임원진 대부분을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신세계건설 출신의 부동산 개발 전문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를 그룹 경영전략실장으로 발탁하며 오프라인 사업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33년까지 스타필드 빌리지 30개 확장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 파라마운트와 제휴한 9조5000억원 규모의 화성 테마파크, 1조6000억원 규모의 수서역 복합개발 등도 추진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체험형 매장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갖춰 오프라인에 집중해야 한다는 그룹 니즈가 있었다"며 "그룹 매출에서 유통업 비중이 70%를 넘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과 오프라인 유통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불가피한 선택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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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세계그룹의 본업인 유통 부문에서도 오프라인 매장 확충이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등 주요 점포 리뉴얼에 투자를 집중하고, 한화갤러리아 천안점 등 외부 매장 매입도 검토 중이다.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도 강동점, 트레이더스 마곡점 등 신규 출점을 재개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도 우려된다.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연결 순차입금은 4조5000억원 규모로, 2022년말 3조5000억원 대비 1조원 늘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2021년 이후 신세계의 재무 레버리지는 지속 상승하고 있고, 영업현금흐름 창출력도 긍정적이지 않다"며 "국내 시장 환경상 부동산 매각 여력도 감소하고 있어 과거 대비 높은 재무부담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내수 비중이 90%에 달하는 수익구조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백화점 해외유명 브랜드 품목 매출 증가율은 2022년 14.4%에서 2023년 0.5%까지 둔화됐다. 정용진 회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면서 미국 시장 확대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 성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PK리테일홀딩스 등을 포함한 이마트 미국법인 매출은 지난해 약 2조원까지 늘었지만, 여전히 이마트 전체 매출의 7.5%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22년 나파밸리 와이너리 셰이퍼빈야드를 3000억원에 인수하고 AI 스타트업 투자도 시작했으나, 최근 캘리포니아 프리미엄 식료품점 '뉴파운드마켓' 사업을 2년 만에 철수하는 등 현지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집중 전략이 성공하려면 대규모 투자 자금 조달과 소비 위축 극복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는 지난해 4분기 총 매출 3조1874억원, 영업이익 1061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5% 감소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5% 줄어든 4795억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