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적자 롯데케미칼 "재무건전성 제고 집중할 것"
입력 2025.02.07 17:51
    지난해 매출 20.4兆, 영업손실 8948억원
    자회사 파키스탄 법인 조만간 매각 이뤄질 것
    보수적 투자 기조로 내년 1.4兆 투자 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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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이 길어지며 롯데케미칼이 3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비핵심 자산경량화와 고부가 스페셜티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한 체질개선 등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당초 계획보다 감소한 1조4000억원의 보수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파키스탄 자회사도 조만간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7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조4304억원, 영업손실 8948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확대된 순이익 적자폭과 관련해 롯데케미칼은 "손상차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고, 이는 회계상 인식되는 손실일 뿐 실제 현금 유출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조8961억원, 영업손실은 23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5.8% 감소했지만 영업손실은 적자폭이 축소됐다. 

      사업별로 보면 기초소재사업은 매출 3조3078억원, 영업손실 1750억원을, 첨단소재사업은 매출 1조944억원, 영업이익 29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매출 4286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이었으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매출 1864억원, 영업손실 401억원 등이었다. 

      길어지는 석유화학 사업의 다운사이클과 회복 시점 불확실성 등으로 올해도 어려운 대외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본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부가 스페셜티로의 포트폴리오 전환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롯데케미칼은 "자회사인 파키스탄 법인 LCPL의 매각이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며 "잠재매수인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룬 상태"라고 밝혔다. 이는 롯데케미칼의 에셋라이트(자산경량화) 전략 중 하나로,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을 축소하고 매각한 자금을 통해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 핵심투자와 필수경상투자를 제외하고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올해는 투자 계획 대비 4000억원을 축소한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재무구조 가이던스의 대원칙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내 투자 집행"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에틸렌을 기준으로 중국의 신증설이 계속되면서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2023~2024년 중국에서 신증설이 이미 이뤄졌지만, 가동 지연된 물량과 올해 신규 물량을 합하면 900만톤의 에틸렌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폴리머도 여전히 중국 중심의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공장이) 80% 수준의 저율가동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내수부양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부양책을 발표한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경기부양책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구체적인 방향은 3월 양회 이후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 정부 정책에 맞춰 유연한 판매 정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향후 산업 전망에 대해 현재 시점에서 회복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올해는 지난 2~3년보다 수급 밸런스상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2024년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에 소폭 개선됐으며, 올해 1·2분기에도 점진적인 업황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