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편입 문제 불거져
양사 어떠한 입장 내놓을지 관심
겹치는 사업영역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조정 이슈로까지 불거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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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이슈가 떠올랐다. 당장은 ‘검토 중’이란 입장이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자회사 편입 여부를 떠나서 겹치는 사업영역이 점점 많아지다 보니 ‘경쟁’이냐 ‘협업’이냐를 두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해당 문제가 앞으로의 사업조정 이슈로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로 확대하고 자사주 보유 비중을 현재 15.9%에서 5% 미만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 중에서 자사주 보유 비중을 줄이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사주 비중을 줄이는 문제는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밝힌 바 대로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율은 15%를 넘게된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가 다른 회사 지분 1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을 매각하거나,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삼성화재의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양사의 입장은 ‘검토중’이란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오는 20일 예정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영업실적 발표 때 관련 내용을 밝힐 것”이라며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도 “자사주 소각 시기 등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해당 문제가 삼성그룹 지배구조뿐 아니라 양사 사업과 연관된 부분이라서 많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당장 화재의 생명 자회사 편입에 따른 득실을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입장에선 삼성화재가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연결 기준으로 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한다. 다만 서로 규모가 비슷하고, 삼성화재가 조단위 순이익이 나는 회사란 점에서 삼성생명 실적 변동성이 커질 우려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선 삼성생명 순이익 및 배당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그만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삼성화재 입장에선 고민이 더 크다. 삼성생명의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삼성생명의 ‘간섭’(?)이 커질 수 있다. 그간 삼성생명이 삼성금융사 ‘맏형’ 노릇을 해왔지만, 양사는 수직적이긴 보단 수평적인 관계였다. 이미 삼성생명이 14.98%를 보유한 상황에서 굳이 15%를 넘기지 않았던 것도 이런 관계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그간 투자자들이 과도한 자사주에 대한 소각 요구가 있었고, 이를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당국도 밸류업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치를 안 볼 수 없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얼마든지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을 할 수 있음에도 안한 것은 양사 간의 관계 문제 때문이다”라며 “삼성화재 입장에선 밸류업에 대한 투자자나 금융당국 요구가 크다는 점에서 자사주 소각 문제를 외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자회사 편입에 앞서 검토할 부분이 많다. 우선 삼성화재에선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을 꺼리는 기류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실적면에서도 삼성생명을 앞지른 상황에서 삼성생명의 지배 아래 들어가는 것이 화재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나 최근에는 양사 관계에 대해서 업계에서도 말들이 많았다. 작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같은 날 요양보험을 동시에 출시한 바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 함께가는 요양보험’, 삼성화재는 ‘삼성 함께가는 요양건강보험’으로 상품명도 거의 동일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삼성금융사 내에서 같은날 유사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이례적이라고 보았다. 삼성생명이나 화재는 광고효과 등을 볼 수 있어 협업 모델이라고 주장하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전면전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소비자 입장에선 ‘삼성 브랜드’를 보고 선택하는 것이란 점에서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계열사간 ‘교통정리’가 안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그간 주력이었던 종신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양사 모두 건강보험 시장을 놓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나 최근 삼성생명이 화재의 주요 사업영역으로 확대룰 꿰하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협업이 가능할지는 두고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서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간 경계는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신사업 분야에서 생보사와 손보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요양사업의 경우 삼성생명에선 관련 팀을 조직하고 사업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경쟁사인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도 사업에 시동을 거는 한편 손보사인 DB손보도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손보 1위인 삼성화재도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결국 해당 시장 확대가 이뤄진다면 삼성생명의 가장 큰 경쟁사는 삼성화재일 수밖에 없다. 양사에선 협업을 이야기하겠지만, 양사 CEO의 연임뿐 아니라 성과급에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얼마나 협업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삼성금융사들이 함께 만든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만 하더라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삼성금융사에 정통한 관계자는 “해당 문제는 단순하게 회계적 이슈를 넘어 사업조정 문제로까지 이어질 이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