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소액주주들,주총 앞두고 주주행동 예고
불분명한 '근본적 해결'…외부 공격 명분 생길까
구조조정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빌미' 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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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소액주주 운동 플랫폼인 액트(ACT)는 4일 롯데쇼핑을 상대로 주주가치 정상화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현재 기준 액트 플랫폼에 합류한 주주는 310명으로, 1월 말 기준으로 총 21만0811주(0.75%)가 모였다. 결집에 나선 배경은 롯데쇼핑의 저조한 주가와 실적이 꼽힌다. 과도한 부채 사용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과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이 주가 부진을 야기한다며, 개선을 촉구하는 주주 서한을 1월 초 롯데쇼핑 이사회를 상대로 발송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한 주총 안건 상정을 준비 중이다. 상법상 주주제안권이 발동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3% 이상(6개월 이상 보유의 경우 1%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이에 주주들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주명부를 수령해 추가로 더 많은 주주들의 결집을 유도할 계획이다.
주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행동주의 등 외부에서 확실한 ‘공격’이 들어온다면 롯데그룹은 무사(?)할 수 있을까.
당장 롯데그룹을 주시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아니다. 롯데그룹이 행동주의,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관심 갖기에 매력적인 그룹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롯데 지주만 해도 외국인 지분율이 7%에 그친다. 오너가 및 특수관계인이 약 4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단순 행동주의 측면에서 공격하기는 쉽지 않다. 당장 잘못된 투자로 인해 제대로 된 배당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투자자의 피해나, 지배구조에서 큰 문제점이 드러난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명분도 뚜렷하진 않다.
다만 그룹이 근본적인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내외부적으로 '빈틈'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자본시장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연말 위기는 일단 넘겼지만, 사업 경쟁력과 실적 회복이 없이는 언제든 다시 위기가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지난 연말 불거진 롯데케미칼 회사채 EOD(기한이익상실) 사태는 정리됐지만, 그룹의 양 축인 롯데케미칼과 유통 부문의 실적 악화는 그룹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이다. 2022년 말부터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됐던 롯데건설도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있다는 시선이 많다.
롯데는 신용평가업계에서도 현재 가장 주시하는 대기업 집단이다. 그룹 내에서 일부 부진한 부문을 메꿔줄 확실한 캐시카우가 보이지 않는 점이 가장 큰 장기 위험으로 꼽힌다. 사실상 롯데그룹 대부분의 계열사가 업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쇼핑과 호텔 등 유통 사업은 인구 구조적으로 반등이 어렵고, 석유화학은 글로벌 공급과잉 등 구조적으로 단기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인식으로 최근 증권사 등 금융권에서 그룹 전반에 대해 요구하는 금리가 높아졌다. 시장에서 생각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향후에도 롯데그룹의 조달 비용 상승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3세 승계 본격화에 속도를 내면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움직임에 특히 주목한다. 롯데그룹은 혼란스러웠던 지난해 연말, 전체 계열사 CEO 21명을 교체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동시에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당시 신유열 전무의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신 전 부회장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한국 롯데그룹의 경영 악화로 롯데홀딩스 전체의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있고, 자회사들에서 신동빈이 받은 과도한 임원 보수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룹 전체가 침체의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오랜 세월 회장직을 지낸 신동빈 회장의 경영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국 롯데그룹 사업을 총괄∙감독하는 책임이 있는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신 회장을 대체할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부사장에 대한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가운데, 롯데그룹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신 전 부회장에 ‘반격 카드’를 쥐어 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물론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지분 상당수가 매각된데다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입장. 그렇다 해도 그룹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라도 나서 신 전 부회장과 손을 잡게 된다면 그룹의 향방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된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속전속결'로 롯데렌탈 매각에 나섰는데 롯데렌탈의 최대 주주는 호텔롯데(37.80%)다. 호텔롯데의 모회사인 롯데홀딩스를 일본의 광윤사가 지배하고 있다. 광윤사의 최대주주인 신동주 전 부회장(50.28%)이 특정 셰력과 힘을 합쳐 모종의 계열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 '제동'을 걸게 된다면 잡음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롯데 그룹의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시선도 커지고 있다. 현재 롯데렌탈 매각에 이어 롯데캐피탈, 롯데하이마트 등 여러 계열사의 ‘매각설’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매각이 가시화된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계열사들을 측면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돈을 버는' 계열사들을 하나둘 팔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그룹이 계열분리 등 구조적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차입금 등을 막기 위해 회사들을 팔고, 이후 지주 아래에 있는 회사들도 매각에 나서게 된다면 결국 큰 회사들도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며 "두산그룹도 양대 축이었던 두산 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우량 계열사를 매각해 위기를 극복했듯 롯데도 상황이 계속 어려워진다면 그러지 말란 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