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밸류업 프로그램 재탕·삼탕?…주가도 반짝하고 ‘시들’
입력 2025.02.04 07:00
    2028년까지 50% 주주환원율 제시
    자사주 소각 계획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 등 빠지면서 혼란 가중한다는 지적도
    주가도 발표 당일에 오르고 하락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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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삼성화재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청사진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발표 당일 반짝효과 이외에는 금세 냉랭해졌다. 수차례 반복한 주주환원책에서 조금(?) 구체화한 것 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간에 나왔던 내용에 재탕, 삼탕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주가도 밸류업 발표날 반짝하고 오르긴 했지만, 불과 이틀만에 김이 빠지는 모양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로 확대하고 자사주 보유 비중을 5% 미만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병행하는 방식을 통해서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핵심 지표로는 지급여력비율(킥스)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선정했다. 킥스 비율은 220% 수준으로 관리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ROE 목표는 11~13%로 설정했다. 지난해 3분기 삼성화재 킥스 비율은 280.57%였던 만큼 초과하는 자본을 주주환원, 투자 등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내용이 발표되자 31일 삼성화재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1.71% 상승했다. 

      다만 해당 상승이 지속할지에 대해선 투자자들은 의문을 제기한다. 당장 3일 주가는 전 마감일 보다 2.10% 빠진 37만3500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가 있긴 했지만, 증권사들에선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시점을 2028년으로 밝힌 것 말고는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이다. 삼성화재는 이미 지난해에도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목표치와 킥스 비율 220%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 주주환원과 국내외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나마도 일각에선 목표시점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3년으로 소통되던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달성 시점이 2028년으로 기대보다 지연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 계획 정도가 이전보다 구체화 된 것 정도만 새롭단 평가다. 삼성화재는 현재 15.9% 수준인 자사주 보유 비중을 5%로 낮출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지난 1분기 자사주 매입, 소각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 삼성화재는 투자자들로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라는 요구를 받아왔다. 이번 자사주 소각계획 발표는 이에 따른 대응차원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 등이 빠져있어 오히려 투자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다. 결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사주 소각 계획에 있었으나, ‘찐빵에 앙꼬’가 빠진셈이 돼버렸다. 결국 투자자들은 또다시 자사주 소각 계획은 언제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를 되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장기 주주환원 50% 목표는 이미 여러차례 이야기한 바라서 새로울게 없다”라며 “최대 관심사는 자사주 소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었으나 해당 내용이 빠지면서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게 됐다”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의 구체적인 규모와 시점이 불명확하고 4년간 균등 소각을 가정한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한 “ROE 목표 설정은 긍정적이지만 자본비용(COE)이 대략 10% 수준이라는 답변을 내놓아 기대 대비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화재가 이달 중순에 진행예정인 컨퍼런스 콜에서 얼마나 명확한 대답을 내놓을지가 중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충분한 설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짝했던 주가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란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컨콜에서 마저도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면 삼성화재 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