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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투자자들이 배당 규모를 모른채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겠다며 도입한 배당 선진화 제도에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배당 선진화 제도는 당초 12월 말일이 기점이던 기업들의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지정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배당금을 주총에서 확정한 이후 배당기준일을 정해 권리 주주에게 배당을 부여하겠단 것이다.
기존에 다수의 투자자들은 결산기말(12월 31)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4월 경 연차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해당 제도를 도입한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연말이 지난 현재까지 배당을 받을 권리를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했다. 주총 이후 배당금이 확정되고 그 이후 정해지는 배당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해야 배당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제도는 배당금을 모른채 투자하는 것을 방지하겠단 목적이 강하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도입한 제도다. 배당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 투자자 수요를 확보하고 배당락 등 연말 주식시장에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다만 현재로선 개인은 물론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공시를 샅샅이 뜯어보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은 투자한 회사의 배당 정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실제로 배당기준일이 변경한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 가운데 현재 시점에서 배당 받을 권리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선 개별 기업별로 배당기준일이 달라지고, 또 그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혼란스럽다. 1~2곳의 회사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기관들은 많지 않다. 적게는 수십곳, 많게는 수백곳의 기업에 투자하는 기관들은 개별 기업마다 배당 기준일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운용전략을 짜는데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언제까지 주식을 보유해야할지, 또 주식 선물 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책정해야하는지 등이 현실적이 고민이다. 기존에는 12월 31일을 기점으로 배당 받을 권리를 확보하고 배당금을 추정해 주식 선물 투자 가격에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실제로 기업의 배당성향을 고려했을 때 배당 규모가 예측 가능하고 오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투자가 가능했다.
물론 확정 배당금을 알 수 있다면 더 정확한 예측에 기반한 투자가 가능하지만 실제로 기업 배당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정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
금융회사 상당수는 제도가 도입한 지난해 일찌감치 배당기준일 변경을 명문화했다. 현재는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하는 방안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제도를 도입하려는 기업들 역시 배당기준일을 언제로 확정할지 공개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배당선진화 대책에 동참한 기업들이 배당금을 늘려 지급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기관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 아직 배당 선진화 대책이 시장에 안착하기까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입력 2025.01.27 07:00
취재노트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1월 24일 11:3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