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 회사채 정관 만들고 메자닌 한도 1兆로 상향...직접 조달 시동?
입력 2025.01.09 16:49
    롯데에너지머티, 이번 정기주총서 사채 조항 등 정관 변경
    해외법인에 있는 FI 지분 되산다는 계획…지배권 강화 차원
    일각선 독자 생존 모색하는 것 아니냔 시선…시설자금 관측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은 지원 여력 부족…3분기 손실만 4136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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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이하 롯데에너지머티)가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자금 조달 체계를 구축한다. 회사채 발행 근거 조항을 만들고, 메자닌 조달 한도를 1조원 수준까지 늘리는 내용이다.

      롯데에너지머티는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해외 비상장 법인 지분을 재매입해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대주주 롯데케미칼의 재무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직접 자금 조달을 통해 시설투자 자금 등을 마련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에너지머티는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회사는 정관 변경 안건으로 회사채 발행 근거조항 신설과 메자닌 발행한도 확대를 올렸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한도는 기존 3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어난다.

      롯데에너지머티는 FI가 보유한 비상장 해외법인 지분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롯데에너지머티는 앞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롯데이엠글로벌 지분 39.8%를 329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11월 밝힌 바 있다. 롯데이엠글로버른 롯데에너지머티의 말레이시아와 유럽, 미국 등 해외 법인들을 지배하는 중간지주사다. 

      롯데에너지머티 측은 "이번 자금조달 한도 증가는 해외계열사 투자자들(FI)의 지분 매입을 위한 것으로,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정관 변경은 다른 그룹 계열사들과 일원화를 위한 것으로 현재로서는 회사채 발행 등 추가 자금조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롯데에너지머티는 아직 회사채 발행에 필요한 신용등급 평가를 받지 않았다.  신용등급을 받아야 증권사와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발행은 금리 인하기 자금조달 비용 측면에서 은행 대출보다 유리하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중장기적으로 롯데에너지머티가 외부 조달을 통해 시설투자 자금 등을 확보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맥락에서는 정관 변경이 이를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는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 추가 투자 등 향후 2조원 이상의 설비투자(CAPEX)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에너지머티는 전기차 시장 둔화 영향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며 현금창출력은 떨어지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2114억원으로 전년동기(2177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적자 전환했다. 재고조정으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고정비가 증가했고, 재고 평가손실도 발생했다.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의 지원 여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5조2002억원, 41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는데 중국과 중동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때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케미칼이지만, 현재는 계열사 지원은커녕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처지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당시 발생한 대출 관련 재무약정 준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EBITDA 대비 이자비용 비율을 5배 이상으로 유지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9월 기준 4.3배까지 하락했다. 이에 대주단과 약정 적용을 일시 유예(waiver)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캐즘 영향으로 2차전지 기업들이 대체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향후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