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법원행에 중견·중소형 건설사 자금난 경고 더 커졌다
입력 2025.01.07 14:38
    '사실유근'으로 드러나는 소문들
    타 건설사 줄도산 가능성은 낮지만
    중소형사 자금 조달 여건 어려워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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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신동아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건설업계를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사실무근의 소문이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신동아건설 법정관리 신청이 다른 건설사의 줄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과거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비교할 경우 PF 사업장과 협력업체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신동아건설의 PF 사업장은 13곳이며 태영건설은 60곳이다. 협력업체는 신동아건설이 약 280곳, 태영건설은 약 580곳이다.

      시공능력 평가순위 58위 신동아건설은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로 잘 알려져있다. 이외에도 신동아건설은 63빌딩, LG광화문 빌딩 등에 시공사로 참여했으며, 다수 공공사업도 진행했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2019년 11월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적 있다.

      다만, 건설업계의 자금 조달 여건은 더 어려워질 거란 분석이다. 시장에 도는 흉흉한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늘어나는 탓이다. 건설사가 소문을 부인해도 금융시장이 이를 쉽사리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신동아건설은 지난해 12월 워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신동아건설은 재무가 안정적이라며 위기설을 일축했지만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법원행을 택했다.

      일 년 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23년 12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직전에도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설이 사실이 아니라 부인했다. 루머에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워크아웃 신청 이후 산업은행이 태영건설의 재무상황을 확인하니 총 채무는 20조7892억원이었다. 이는 당초 신용평가사가 추산한 수치보다 훨씬 큰 규모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업 운전자금 대출 증가율이 2022년 4분기에는 23.6%를 기록한 이후 작년 3분기 0.6%로 하락했다. 운전자금은 주로 은행에서 대출받는다. 신규 수주가 줄어 건설사의 대출 수요가 감소했으며, 시중은행도 빗장을 잠근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태영건설 사태 이후 시중은행의 PF 대출 금리가 올라갔다. 이미 건설채는 유통이 원활하지 않아 신규로 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건설업 특성상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는 점도 조달 여건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건설 프로젝트는 장기간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서 PF 우발채무가 재무제표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우발채무의 형태도 책임준공, 채무인수, 자금보충 등 다양해 실제 부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우려가 더 큰 중견 및 중소형 건설사일수록 자금 경색이 심할 거란 평가다. 이에 당분간 건설사의 부도나 법정행이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분양 시장의 경우 10대 대형 건설사가 공급 물량 약 절반 차지한다. 서울은 10대 건설사의 분양 비중이 80%를 넘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사 하나가 무너져도 도미노 작용이 발생하지는 않으나 무너지는 건설사는 장기간에 걸쳐 계속 있을 것"이라며 "이미 유동성이 많이 투입된 대형 건설사는 위험 가능성이 작지만 주택뿐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등에서 골치 아픈 건 마찬가지"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