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정국 혼란 어부지리?...카뱅 주가 상승에 제4 인뱅 지지부진
입력 2024.12.18 07:00
    계엄 및 탄핵 정국에 카뱅 등 카카오그룹주 일제히 상승
    케뱅 고밸류 부담 완화되나…피어그룹인 카뱅 몸값 ↑
    다만, 원하는 기업가치 4~5조…외국인 투심 위축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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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시기가 임박한 가운데, 최근의 상장 연기 결정이 전화위복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국 혼란 속에서 비교기업군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선정도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과대평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내년 초 상장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6개월간 유지되는 상장예비심사의 효력이 내년 2월 28일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그 전에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0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해 상장을 철회했다. 이는 작년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상장 철회의 주요 원인으로 과도한 기업가치 산정이 지적됐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해외 2개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PBR 2.56배를 적용했으나, 국내 은행들의 PBR이 대부분 1배 미만인 데다 동종업계인 카카오뱅크조차 PBR 1.62배에 그쳐 케이뱅크의 밸류에이션이 시장 수준을 크게 웃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기관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웠다.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 결정 이후에도,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단기간 내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수개월 내 급등할 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었던 만큼,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케이뱅크의 IPO 도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윤석열 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어온 카카오그룹이 탄핵 정국을 맞이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데, 이는 케이뱅크 입장에서 비교기업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 수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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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날보다 3.38%(800원) 오른 2만4500원으로 마감했다. PBR은 케이뱅크가 지난 10월 산정한 1.65배보다 높은 1.81배를 기록했다. 이는 여전히 케이뱅크의 목표 기업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2월까지 현재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케이뱅크의 상장 부담이 완화될 수 도 있다. 

      향후 경쟁자로 부상할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수라는 분석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비상계엄 이후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제4인뱅 설립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제4인뱅 인가 절차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케이뱅크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케이뱅크는 지난 10월 IPO 당시 주관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4~5조원 수준으로 산정했다. MBK와 베인캐피탈이 2021년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2조4000억원이었던 만큼, 이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는 4~5조원 이하로 기업가치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사들의 기업가치가 전반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증시 환경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추구하는 케이뱅크의 전략이 시장의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계엄 상황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이 IPO 성공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 단위에 달하는 공모금액을 고려하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만으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상장 철회 당시 외국계 롱펀드들의 저조한 참여와 공모가 인하 요구가 수요예측 실패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탄핵 정국으로 케이뱅크가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목표가 달성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