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정국 속 조달 부담 속 환율도 악재
구조조정 진행해도 현금창출력 회복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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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2조원 규모의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고 해외법인을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15조원에 육박하는 총차입금 부담 속에 계엄 시국으로 자금시장 접근성마저 악화되며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상 수요 회복까지 최소 5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기간 동안 실적 개선 보단 생존 그 자체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총 차입금은 약 14조8800억원, 순 차입금은 13조원에 달한다. 연간 이자비용만 7000억원 규모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및 유동성 장기차입금(단기성 부채)는 5조원 규모에 달한다. 여기에 대통령 계엄 선언으로 인한 비우량채들의 크레딧 크런치(신용 경색) 우려까지 더해져 향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차입금의 상당 부분은 환율 변동에 노출돼 있다.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435원 가까이 치솟아 외화차입금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전 분기에 적용한 환율은 1352원대로,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자본과 손익은 각각 1300억원, 74억원가량 감소한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3월 말 광저우 LCD 공장 매각대금 약 2조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당장의 유동성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재무부담 경감에는 긍정적이지만 부진한 영업실적 지속은 부담 요인"이라며 자산 매각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차환이나 추가 유상증자 등 다른 방안들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결국 문제는 실적 반등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에도 80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누적으론 6437억원의 손실을 냈다. 4분기가 연중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업황 개선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의 침체 영향으로 당장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10세대급 LCD 패널 생산 라인 규모가 상당해, 수요 부진 시에도 가동률을 낮추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구독 서비스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대응하려 했으나, 구독 수요로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는 우려도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특수로 인한 TV 수요가 급증했던 시기를 고려하면, TV 교체주기가 약 10년인 점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수요 회복까지 최소 5~6년은 더 걸릴 것"이라며 "장치산업 특성상 수요가 줄어도 공장 가동률을 크게 낮추기 어려워,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는 '적자 스파이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LG디스플레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구조조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자산매각과 비용효율화, 모기업 지원 등 가능한 모든 자구책을 동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법인을 담당급으로 축소하고 최고생산책임자(CPO) 조직을 폐지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에만 3000억원의 구조조정 비용을 투입해, 2025년부터 연간 1400억원의 고정비를 절감하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기존 설비 투자에 따른 매몰비용을 감내하면서도, EBITDA 개선을 통한 현금흐름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내년 3월 광저우 공장 매각을 완료하고 해당 대금을 회사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사용해 재무구조 등을 개선할 계획"이라며 "LG 해외법인 조직개편은 효율적 조직 운영을 위한 것으로, 축소나 구조조정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