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수혜 받았다"…한화그룹 예의주시하는 야당
입력 2024.12.17 07:00
    취재노트
    수은 신용공여 절반 넘긴 한화
    문턱 넘은 국감 증인 개정안에
    與野 갈등 불똥 한화그룹에 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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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서 현 정부의 지원을 받아온 기업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방산·조선 등 국책사업에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온 한화그룹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의 한화그룹 신용공여 규모는 전체 자기자본(22조8000억원) 대비 5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그룹 계열만 12조원이 넘는 신용공여를 받은 셈이다. 이는 삼성(6조원), SK(5조5000억원), LG(4조원) 등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와 방산 수출 확대 과정에서 정부 및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야당에서는 정권 교체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한화그룹을 거론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한화그룹에 대한 지원 구조가 복잡하다는 점이 수차례 지적됐다. 수출입은행 여신 지원 상위 10개 기업의 여신 잔액을 살펴보면 총 26조6392억원으로, 그중 한화 계열사인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여신 잔액이 9조5886억원(36%)에 달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직접적으로 5조7800억원(자기자본 대비 25.4%)의 신용공여를 받았다.

      더욱이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 4월 동일 차주 신용공여 한도 소진율이 법정한도인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금융위원회로부터 예외 승인을 받았다. 이는 한화그룹이 현 정부로부터 각종 규제의 예외를 인정받고 있다는 야권의 지적 사례로 꼽힌다.

      당시 기재위 소속의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수출입은행이 한화그룹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동안 검찰 출신이 한화그룹에 무더기 재취업한 사실을 감안하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수출입은행 여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감지된다. 최근 그룹 대관팀은 여야 정치권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등 리스크 관리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 야당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가장 면밀히 들여다봐야 할 기업 중 한 곳이 한화그룹"이라며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처럼, 현 정부에서 대규모 정책금융 지원이 이뤄진 기업들을 대상으로 적정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통과된 국회증언법 개정안으로 한화그룹을 비롯한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가 요구할 경우 기업들은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고, 해외출장 중인 경영진도 화상으로라도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 

      한화그룹의 경우 수출입은행을 통한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의 적정성에 대한 정치권의 검증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출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국감을 앞두고 철회된 바 있다. 하지만 개정안 시행 이후에는 이 같은 출석 요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방산·조선 등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은 정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다. 정부의 적극적인 수주 지원과 정책금융 지원에 힘입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0조원이 넘는 수주잔고를 기록했고, 기업가치는 1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규모 해외 수주와 금융 지원이 정권 교체와 맞물려 차질을 빚을 경우 그룹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오션 인수 당시 국내 국책은행이 '정치적 수혜'를 메리트로 내세웠다는 것이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정치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